본문바로가기 주메뉴바로가기

광주아이키움

로그인

아이키움 전체메뉴

소통방

세쌍둥이엄마의 고군분투 육아기

이지영 [cocoriru] 조회수 : 110

글자수:

세쌍둥이엄마의 고군분투 육아기 첨부이미지 : IMG_20220208_230157_410.jpg

세쌍둥이 엄마의 고군분투 육아기


 

세상에 세쌍둥이라니. 근데 내가 엄마라니!


 

텔레비전에서만 보던 세쌍둥이가 저희집에도 있습니다. 저도 실제로는 처음 봤습니다.


병원에서 아기집 세개를 처음 마주했을 때는 저희 부부도 양가 어른들도 너무 신기하고 웃긴다고 하하하 하고 웃어버렸습니다. 하지만 배가 불러올 수록 그제서야 현실을 깨닫고 걱정으로 눈물 흘리는 날이 많았습니다.


양가 모두 다른 지방에 사시는데다 아이들을 봐줄 여력은 되지 않는데다 저랑 남편 둘다 타지 사람이라 광주에는 전혀 연고가 없었습니다. 다시말해, 아이를 낳는 순간 아기셋 오롯이 독박확정!


앞으로 펼쳐질 육아의 고됨에 대한 걱정보다도 혹시나 나의 손길이 부족하여 세 아이를 위험하게 키우진 않을까, 정상적인 발달을 놓치며 키우진 않을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고위험산모라 막달 2달간 대학병원에 입원하고 출산 뒤에는 남들처럼 조리원에 가보나 했더니 제왕 중 균에 감염이 되서 2주 넘게 금식을 하며 입원을 하였습니다. 제 몸은 몸대로 쇠약하고 아기 셋은 35주만에 태어나 인큐베이터에 있고 예약해두었던 조리원은 이미 취소가 되었고 남편 휴가도 다 되어가고 도와줄 주변 사람도 없는 숨막히는 상황 속에 세쌍둥이 카톡방에서 얻은 정보가 생각났습니다. 바로 '정부지원산후도우미'와 '아이돌봄서비스'였습니다.


퇴원과 동시에 산후도우미신청을 하였지만 과연 미숙아가 셋인 집에 누가 와 줄까 걱정을 많이 하였습니다. 다행히도 두분의 도우미가 배정되었고 두분 덕에 말그대로 제가 살 수 있었습니다.. 새벽이면 번갈아 돌아오는 세 아이의 수유텀에 밤새 꼴딱 지새우고는 도우미선생님들이 오시는 9시만을 얼마나 초조하게 기다렸는지 모릅니다. 두분께서는 초반에 집에서 잘 걷지도 못할 정도로 몸이 안좋아졌던 절 위해서 출근하자마자 어서 방에 가서 자라며 배려해주시고, 친정엄마처럼 아기들을 돌보는 법 하나하나 알려주셨습니다. 엄마가 처음인 제게선 그렇게 울던 아이들이 선생님들 품에만 가면 어쩜 그리 생글생글 웃던지요.


100일 즈음이 지나서는 어린이집을 보낸 23개월 전까지 아이돌봄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특례로 정말 다행히도 조금 일찍부터 돌봄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는데 이때 만난 선생님은 제게 그리고 저희 아이들에게 은인이셨습니다. 생후 100일간의 기간이 저와 아이들의 '생존'을 위한 사투였다면 이후의 기간은 아이들을 '사람답게'만들기 위한 시간이었습니다. 그 기간 동안 저 혼자였다면 손이 부족하고 안아줄 품이 부족하여 저도 아이들도 너무 아픈 시간을 보냈어야했을 것입니다.


아이돌봄 도우미 선생님 덕분에 셋 중 몸이 아프거나 힘들어 자지러지게 우는 아이가 있으면 그 아이만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이유식을 먹이는 순간에도 조금은 덜 허둥대며 아이들의 눈을 마주보며 먹일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첫걸음을 내딛는 순간도 함께 해주셨습니다. 셋 중 걸음이 느렸던 첫째가 저 말고 선생님만 보면 팔을 들며 자기 걸음마를 도와 달라했던 것만 봐도 얼마나 선생님께서 아이들에게 진심을 다해 돌봐주셨는가 싶습니다. 혼자는 절대 불가능할 것같아 너무 속상했던 아이들의 놀이터 산책이 돌봄선생님 한분의 손길만으로도 가능해졌습니다. 그날 전 밤에 혼자 너무 감사하고 기쁘고 마음이 벅차올라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어떻게 애 셋을 키우지 싶었는데 벌써 30개월입니다. 저 혼자 키운 줄 알았는데 이제보니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저도 아이들도 이렇게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살고 있네요. 지금도 길을 지날 때 마다 세쌍둥이들을마주하는 어른들께서 저마다 고마운 말씀들 해주시고, 그럴때마다 저희 아이들은 아주 행복해합니다. 걱정만 앞섰던 저의 특별했던 임신과 출산이었지만 이제보니 많은 행운들로 가득한 일이었습니다.


광주에 지금도 있을 세쌍둥이 산모들에게 꼭 한마디 해주고 싶습니다. 걱정말고 낳으시라고. 생각보다 주변에서 많이 도와주시고 걱정 그 이상의 행복이 인생에 펼쳐질 거라구요.

댓글 0

소통방
다음글 육아체험수기 2022-2023 육아체험수기 공모전 수상작 운영자 20240123165255
이전글 육아체험수기 방과후 도서관 초등돌봄~ 너무나 좋아요 이지선 20231119233102

기본정보설정

삭제
삭제

최근 이용한 서비스

관심분야관심분야 AI 맞춤정보 서비스를 이용하세요

주간 이슈 키워드